세윤이 이야기를 쓴다고 카테고리를 만들어 놓은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윤이가 돌이 지나 버렸는데도 적어놓은 글이 없으니... 니네들이 어떡게 하루 하루를 자랐는지 고이고이 적어 보여 주려 했건만, 게으른 아비의 나태함에 소중한 기억들이 흐물흐물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게 생겼구나.
이미 돌이 지난 세윤 ! 그간 안녕 !!
이불 강보에 쌓여갓 태어난 모습을 본지도 이미 일년이 훌쩍 넘어버렸구나.
그간, 아빠는 뭐가 그리 바빴는지, 우리 세윤이 하고 한번 제대로 놀아주지도 못하고 이렇게 시간을 보내 버렸네.
어제, 설 연휴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집안을 정리하고 있는데, 네가 작은방으로 아장아장 걸어가더니 5단 서랍장 위를 가르치며 "응~응~" 하더구나.
네 엄마가 그러길, "세윤이가 그네를 타고 싶어서 그래".
아니나 다를까 아빠가 그네를 꺼네니깐 "끼이약~!!" 하면서 좋아하는 네 소리를 듣자니,
'이렇게도 좋아하는 것을 그간 왜 몰랐을까!' 하는 야릇한 자책감과 '얼른 그네를 태워서 우리 세윤이 재미있게 해줘야지' 하는 서두름이 오묘하게 뒤섞이고 있었다.
키티 그네에 우리 세윤이를 태우고, 앞에 서서 밀어주쟈니 너무 너무 행복해 하면서 꺄르르 거리는 네 모습에 엄마는 "여보, 세연이는 자주 그네 태워주고 놀았줬었는데, 세윤이 이렇게 그네 태워주는 것은 처음이네, 그지?" 하며 그간 아빠의 무심함을 잔잔하게 질책했지.
그래, 아빠가 우리 세윤이 크는 것을 너무도 모르고 지냈구나.
뭐가 그리 바빴는지, 뭐가 그리 세상에서 가장 이쁘다는 시기에 우리 딸네미의 모습을 간직 할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소중한 무언가를 잃어 버린 허탈감만은 분명히 느껴지더구나.
이제부터라도 더 늦기 전에 조금씩 조금씩 우리 세윤이와의 추억 만들기를 열심히 해 나아가야 겠다. 물론 네 언니 세연이와의 추억 만들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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