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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똘
사랑하는 우리딸들... 하루 하루 너희가 커가는 모습에서 신기한 행복을 느낀다. 언제가 네게 이런 아빠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하루하루의 기쁨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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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3. 2. 01:07 세연 대한민국 적응기





3.1절이란 국경일의 의미를 온데 간데 없이 묻어 두고, 그저 쉬는 날이란 생각과 그 쉬는 날 회사에 출근하여 일을 해야 한다는 거북스러움으로 밝은 시간을 다 보내고 돌아온 방황하는 국민(?)을 그나마 반가이 맞아 주는 건 어여쁜 우리 두 공주님과 뚱뚱한 마누라 여우님 뿐이다.

이렇듯 하루를 떨어져 있다 상면하는 순간은 늘 싱그럽고 그저 이렇게 내 앞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고맙기만 한데, 어찌 된 일인가..

이 놈의 극성쟁이 두 딸년들과 내 성에는 느려 빠지게만 보이는 자칭 재빠른 마누라를 한두시간 막닥뜨릴라 보면, 너무도 지치고 힘들고...

하루 웬 종일 천둥벌거숭이 같은 세연,세윤의 극성을 앞뒤좌우 사방 팔방으로 받아내야 하는 마누라가 측은 하기도 하지만, 어찔 볼 땐 내가 오기 전까지 모든 일을 미뤄놨다가 그제서야 집안 일을 시작한다는 느낌에 우리 네 식구가 오손도손 모여 보낼 시간은 다 망쳐 놓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갑갑증도 나고.

그런 마누라님은요즘매일 12시 가까이꼬박 집안일 하고, "오늘도 단 1시간 앉아 있은 적이 없었어!" 란 협박(?)의 멘트를 날려 대며 자리에 눕는다.

요 며칠 사이, 세연이와 우리 울보 세윤에게 저녁시간을 연타로 시달리다 보니 심신이 지치고 자연 말 못하는 세윤은 열외로 세연의 극성스러움만 눈에 띄게 되어 세연에게 자주 소리를 지르게 된다.

최근 세윤이가 전혀 큰 사고가 아닐 일에도 크게 다치다 보니 신경도 예민해지고, 더더군다나 조금만 심기가 뒤틀려도 온 세상 떠나가라며 우는 목청이야, 아이고~~ 어째 이런~~

가랑비에 옷젖는다고 했던가, 정말 별일 아닌 일들이 자근자근한 스트레스로 쌓이다 보니 나 조차 쪼잔한 짜증쟁이가 되 가고, 또 그렇게 되어 가는 자신에게 되려 짜증이 나는 악순환이 뱅글뱅글 돈다.

우리 세연이 세윤이. 눈에 넣어도 이뻐 죽겠다가, 세연의 심통, 세윤의 땡깡에 열 받다가, 큰소리에 울다가 잠에 드는 세연을 보며 측은한 마음에 감싸 안았다가.. 뭐 이렇게 애들 상대하는게 힘든지 정말 모르겠다.

다들 잠이 든 지금, 인터넷을 하다가 오랫만에 즐겨찾기 폴더에<세연 대한민국 적응기> 란 글자가 눈데 들어와서 이곳을 둘러 보게 되었다. 글을 쓸 것이 있어 들어 온게 아닌, 예전에 뭔 일이 있었나 보기위해서 들어온 것은 처음인 듯 싶다.

2003년 4월 23일 우리 세연이 16개월 때 처음 쓰기 시작 했다. 몇개의 글을 읽어 보며 과거와 대화 했다.

<<2003.6.16 세연이도 운전하고 시포...

... 잠시 정차한 틈에, 운전석 아빠 무릎에 앉혀 놓으면, 아빠가 운전 한 것을 봤는지 운전대를 이리저리 돌리면 "붐붐" 하다가, 왼편으로 허리를 한껏 기울여 기어를 만지작 거리고, 라디오 스위치를 잠시 찝쩍이다 다시 운전대를 좌우로 흔들어 댄다....>>

놀라왔다. 세연이의 그 무렵 행동이 지금의 세윤이 행동과 너무나 비슷한 것이다.

세윤에 대한에피소드는 거의 쓰지는 못했지만, 최근 세윤에게서 보는 행동을 글로 적어 놓은게 아닌가 하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예전 세연에 대해 적어 놓은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일주일 전, 엊그제, 오늘 세윤이가 한 행동과 비슷한게 아닌가.

다만, 세윤는 더 울보란 사실만 제외하고.... 물론, 세연이는 혼자였기에 때때로 자신을 쥐어 박는 언니도 없고, 아빠 엄마가 자기 하나에만 온 정신을 집중했으니 울보가 될 겨를이 없었겠지만.

피는 못 속이는 건가, 둘이지만 하나의 경험을 나누는 것 처럼.

아무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아비 된 마음에 그저 그럴 수 있는 일들을과장되이 나 혼자 동일 시 하는 걸까.

이런 저런 생각 속에 오늘 하루에 피로가 눈 녹 듯 녹는 것은 또 어찌 된 조화인가.

짜증은 없어지고, 사랑만 남는다. 이 마음만으로 그대로이길...

역시 피곤과 짜증이 피는 못 속이는 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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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심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