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9. 30. 18:42
세연 대한민국 적응기
심리학 이론에 보면 유아기 자아형성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는데, 뭐 자세한 것은 기억이 안나도 갓 태어난 아기는 자아에 대한 개념이 없다는 것, 시간이 지날수록 나와 남을 구분하게 되는 존재의 구분에서 점차 니것과 내것이란 소유의 개념을 깨달아 가게 된다는 얘기 등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 똑똑한 우리 세연이는 자기와 남을 구분 한지 이미 오래됐는데, 언제부터인가 소유에 대한 자기만의 주관을 가지게 되면서 몇가지 귀찮은 일을 애비 에미가 겪게 되어 버렸습다.
무엇이냐고요... 지금부터 몇가지 사례를 글로 정리하면
- 자기 이불에 손도 못대게 한다. 함께 누워있다 잠시라고 스치라 치면 "세여~ㄴ 꺼야" 하며 손을 탁치는 매정한 XX
- 행여 자기 베게를 비게 되면 뿡뿡이 율동동요를 보다가도, 고객를 홱 돌리며 "세여~ㄴ 꺼야" 하며 지 몸뚱이 반 만한 무거운 애비의 머리통을 힘으로 밀여붙이는 XX
- 동네 아이들이 놀러와서 (얘네들의 주타켓은 세연이 장난감과 과자임) 장남감이라도 만지면,독수리 오형제가 지구를 지키는 것보다 더 열심히... 원래 잘 먹지도 않는 과자도 절대 봉지채 가는 것을 눈뜨고 못보는 XX
그중에서 제일 골 때리는 것...
- 배가 고파 젖병을 물라치면, 젖병에 우유를 담을 사람과 그것을 가져와 자신에게 물려줄 사람을 구분하여 지정해주고, 순서가 바뀌거나 한명이 몰아쳐 하려면 거식 Sabotage를 하는 골때리는XX
(이것도 역할에 대한 소유권 부여 측면이라 할 수 있음)
하여간 좀 까탈 스럽습니다. 그러다 보니 간혹, 자신의 소유권을 침해하는 악당(?)에게 처저한 응징을 하기도 합니다.
엄마 알통에 똥그랗게 남긴 앙증 맞은 이빨자국, 아빠 눈 언저리에 손톱칼 자국 등등세연의 소유의식과 응징의 깊이가 깊어만 갈수록 얘비 에미의 몸뚱아리는 깊은 상처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누가 좀 말릴 방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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